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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정신건강복지센터
댓글 0건 조회 620회 작성일 21-06-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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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신문과 방송에서는 우리 몸에 좋은 음식과 좋은 운동들을 소개하느라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한마디로 온 한반도가 웰빙이라는 두 단어에 사로잡혀, 온 국민이 의사들도 잘 모르는 몸에 좋다는 음식과 운동을 꿰고 있는 웰빙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건강이라 하면 심신(心身)의 건강을 말할 터인데, 사람들이 육체적 건강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정신적 건강은 너무나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체중이 느는 것, 혈압이 오르는 것에는 민감해하지만 내 마음이 가난해지고, 피폐해지고 우울해 지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마음과 몸은 따로 떼어 성장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정신적 건강이 없는 육체적 건강은 이루기가 어렵다. 설령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정신적 건강 없는 육체적 건강은 그 개인과 나라와 인류의 불행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마음에 좋은 음식과 운동은 무엇인가? 난 그중 하나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미움과 증오를 가르치는 종교는 없으며, 인류의 모든 성인들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정신건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평균수명이 사, 오십 대를 넘어 팔, 구십 대를 바라보는 이 시대에 우리의 사랑도 그만큼 커져 왔을까? 옛날보다 부쩍 커져버린 우리 아이들의 키만큼 그들이 받는, 그리고 그들이 주는 사랑도 커졌을까? 이 질문에 대해 어느 누구도 당당하게 “예!”라고 대답하기가 주저 될 것이다. 왜 일까? 왜 우리의 사랑이 자라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들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헬스클럽을 가고, 조깅을 하고 좋은 음식을 먹듯이 사랑도 키우기 위해선 매일매일 나름대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 노력 중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이는 타인에 대한, 그리고 세상에 대한 사랑도 없다. 평생 사랑을 실천하며 살다 가신 그 많은 성인들이 바로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하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내 가족, 내 이웃, 아니 이 세상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풀 한 포기마저 나 자신이 되어버린 그런 분들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누구나 근육을 가지고 태어나듯이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근육의 강도가 다르듯 그 사랑의 강도도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사랑을 키워 갈 것인가? 첫 번째로,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라. 자신의 일상과 더불어 감정을 살펴보는 연습을 하라. 그리고 그것을 나름대로 표현해 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른다. 남의 마음이 어떠한 지는 늘 살피면서도 진작 자신의 마음은 모른다. 우울증 환자의 50%가 자기가 우울한지를 모르고 있을 정도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무관심하다. 내 마음의 희노애락을 늘 살피고 돌보아 주어라. 그러면 점점 자라나는 내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돈 안 되는 짓을 하라. 그것도 열심히 하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일, 돈을 벌기 위한일,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이 하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라. 나는 작년부터 섹소폰을 매주 배우러 다닌다. 나이들어 무슨 악기냐, 섹소폰 배워서 정신과 의사인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스스로가 하고 싶어서 배웠고, 열심히 했다. 그 결과 섹소폰 연주자가 된 것도, 훌륭한 음악성을 가지게 된 것도 아니다. 다만 남들한텐 ‘삑삑’거리는 소음으로 들릴지 모르는 그 소리를 만들어내는 나 자신이 더욱더 사랑스러워진 것이다.



        세 번째로 규칙적으로 자고, 먹고, 일하고 쉬어라. 며칠씩 잠을 못잔 경험이 있거나, 일요일 날 하루 종일 낮잠을 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후로 흐트러진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발견 했을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은 육체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기계도 일정시간 돌리면 일정시간 동안 쉬게 해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은 자신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아끼고 다듬는 중요한 방법이다.

        루스 의대의 베넷박사는 평생 자신과 가족과 이웃을 사랑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들의 상당수에서 노인성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소견이 사후 부검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들은 죽는 날까지 전혀 치매의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노인들이었다. 현대의학은 왜 그들이 치매 병리소견을 갖고도 치매 증상을 보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말해 주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란걸...

                                                                          


김해시 정신보건센터장

진영한서병원 진료부장

정신과 전문의 이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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